자전거, ‘4대강 자전거도로’를 반대하다! “불쾌한 명예훼손”… 팔당 온 ‘떼잔차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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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 타는 사람들의 모임 ‘발바리’, “자전거도로보다 유기농지” 깃발 펄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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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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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 중에는 ‘자전거도로’ 건설 항목도 포함돼 있다. 만만치 않은 예산이 투입될 예정인데, 정부에서는 이를 각 지자체의 자전거도로와 연계시켜 권역별 테마노선으로 개발할 계획까지 갖고 있는 모양이다.
한데, 이 ‘자전거도로’를 바라보는 일반인들의 시선은 대부분 그 목적을 ‘레저용’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데 있다. 강줄기를 따라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할 수 있는 직장이 과연 몇 곳이나 되는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강’과 ‘자전거’라는 단어가 주는 이미지가 아무래도 ‘생활’보다는 ‘여가’ 쪽에 더 기울어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정부에서도 그 목적 중 하나가 ‘관광용’임을 숨기지 않는 것으로 보아 도로가 완공된다면 아마도 일반인들의 시선 그대로 ‘레저용’으로 더 많이 이용될 것이 뻔해 보인다.
오늘 남양주 조안, 양평 두물머리 일원에 걸쳐있는 팔당유기농업단지도 예외가 아닌 상황이다.
“생명을 파괴하는 ‘4대강 자전거도로’는 필요 없습니다”
| ▲21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을 출발해 5시간만에 남양주 조안 장산벌에 도착한 ‘발바리’ 들이 ‘4대강 자전거도로 반대’ 퍼포먼스를 펼쳐보이고 있다. | |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모임 ‘발바리’(두 발과 두 바퀴로 다니는 떼거리라는 뜻) 회원 30여명이 21일 문제의 자전거(?)를 타고 팔당을 찾았다.
오후 2시 서울 광화문을 출발, 종로와 청량리, 망우리고개, 6번 국도를 내달려 오후 7시쯤 조안 장산벌에 도착했다. “자전거도로보다 유기농지를! 자전거를 위한다면서 가장 자전거답지 않은 길을 만드는 모든 일을 중단하라!” 외치면서 이른바 ‘떼잔차질’을 벌였다.
“아무리 자전거가 좋다지만, 아무 자전거나 다 좋은 건 아닙니다. 아무리 길에 자전거가 늘어나면 좋다지만, 아무 길에나 자전거가 다니는 것이 좋은 건 아닙니다. 자전거가 좋은 건 환경을 망치지 않고, 생명을 죽이지 않고 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파괴된 자연과, 자연의 파괴를 즐기기 위한 길… 그 파괴의 길을 자전거로 달리면서 즐거워할 수 있겠습니까?”
제안자 ‘지음’ 씨는 “자전거도로는 이미 지나치게 많은 자동차도로에 자동차 대신 자전거가 달리게 하면 그만입니다” 단호하게 말했다.
제안에 동참하고 나선 다종다기한 ‘발바리’들도 한목소리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물길과 숲길, 밭길을 없애 만든 자전거도로가 아닙니다. 자동차에게 강제 점령당한 도로, 그 길을 자전거가 안전하게 달릴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죠!”
‘지음’ 씨는 “우리는 자전거를 사랑하고, 항상 자전거와 함께하고, 자전거면 충분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4대강 자전거도로’는 싫습니다. 당장이라도 자전거를 타고 만나러 가고픈 소중한 자연을 파괴해선 안 됩니다. 그 긴 시멘트 덩어리에 ’자전거’라는 이름이 쓰인다는 것 자체가 대단히 불쾌한 명예훼손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또박또박 말한 뒤 “석유를 쓰지 않는 자전거처럼,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지 않는 유기농을 누구보다 먼저 실천하면서 자연과 생명과 인간성을 지켜온 팔당유기농단지 농민들에게 감사와 존경, 사랑과 지지를 보낸다”고 위로의 말을 잊지 않았다.
| ▲유영훈 팔당공대위 위원장이 50km 가까이 내달려 조안 장산벌을 거쳐 두물머리에 모인 ‘발바리’들에게 환영의 인사말과 함께 팔당 농민들이 처한 현실을 전하고 있다. 직접 현실을 접하게 된 ‘발바리’의 고민이 깊어지는 시간이었다. | | ‘발바리’들은 ‘자전거면 충분하다’는 구호를 내걸고 지난 2001년부터 매달 정기적으로 ‘떼잔차질’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40km가 넘는 거리를 쉼 없이, 그것도 위협적인 자동차들의 질주 속에서 내달린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닌 듯 힘겨움을 감출 순 없었다.
조안을 거쳐 두물머리에 안착해 늦은 저녁식사를 해결한 ‘발바리’들은 하루의 피곤을 씻고 다음날인 22일 아침엔 농민들의 일손을 돕기로 했다. ‘1박2일 떼잔차질’은 일단 이 정도로 마무리되겠지만, 스스로가 ‘녹색’을 지향하고 있는 만큼 어쩌면 녹색의 정반대라 할 수 있는 자동차와 비슷한 ‘괴상한 물건’에 불과한 자전거를 진정 ‘녹색’으로 물들이고 이러한 자전거에 걸맞은 길을 만드는데 필연적으로 팔당 농민들과 깊은 유대를 가질 수밖에 없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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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입력: 2010/05/22 [09:30] 최종편집: ⓒ 남양주뉴스 |